ghostbow_III

Sound-Text Archive. 


007.



나는 이런 말을 하고 싶다. 우리는 순백의 중립적인 공간 안에서 살지 않는다. 우리는, 백지장의 사각형 속에서 살고 죽고 사랑하지 않는다. 우리는, 어둡고 밝은 면이 있고 제각기 높이가 다르며 계단처럼 올라가거나 내려오고 움푹 패고 불룩 튀어나온 구역과, 단단하거나 또는 무르고 스며들기 쉬우며 구멍이 숭숭 난 지대가 있는, 사각으로 경계가 지어지고 이리저리 잘려졌으며 얼룩덜룩한 공간 안에서 살고, 죽고, 사랑한다. 스쳐지나가는 통로가 있고, 거리가 있고, 기차가 있고, 지하철이 있다. 카페, 영화관, 해변, 호텔과 같이 잠시 멈춰 쉬는 열린 구역이 있고, 휴식을 위한 닫힌 구역, 자기 집이라는 닫힌 구역도 있다. 그런데 서로 구별되는 이 온갖 장소들 가운데 절대적으로 다른 것이 있다. 자기 이외의 모든 장소들에 맞서서, 어떤 의미로든 그것들을 지우고 중화시키고 혹은 정화시키기 위해 마련된 장소들. 그것은 일종의 공간이다. 이 반공간, 위치를 가지는 유토피아들. 아이들은 그것을 완벽하게 알고 있다. 그것은 당연히 정원의 깊숙한 곳이다. 그것은 당연히 다락방이고, 더 그럴듯하게는 다락방 한가운데 세워진 인디언 텐트이며, 아니면 – 목요일 오후 – 부모의 커다란 침대이다. 바로 이 커다란 침대에서 아이들은 대양을 발견한다. 거기서는 침대보 사이로 헤엄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커다란 침대는 하늘이기도 하다. 스프링 위에서 뛰어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숲이다. 거기 숨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밤이다. 거기서 이불을 뒤집어 쓰고 유령이 되기 때문이다.

『헤테로토피아』 , 미셸 푸코



008.



이제니 시인의 아름다운 목소리

낭독 시 「무척추」 , 안미린



009.



“나는 지평선에서 비탄에 잠기고 텅 빈 해골, 텅 빈 눈으로 무수한 무덤가의 밤을 지키네.
나는 악몽을 늘어놓는 이야기꾼.”

“겨울이 온 후로 당신은 해변에 가지 않고 평야로 가는데 이유가 뭔가요?”

“나는 만물에 존재하나 가끔 나타나네.
나는 뜨고 지네.
영혼도 천체들처럼 법칙을 따르고 행성처럼 운행하네.
정착한 영혼도 떠돌이 영혼도 있지.
천국의 두 측면은 태양과 영혼, 밤과 죽음, 빛과 부활.
절반은 영원의 날개로, 나머지 절반은 광대무변의 날개로 날지.”


「퍼스널 쇼퍼」 , 올리비에 아사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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